칸박사 “北, 300만달러 주며 핵기술 요청”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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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신문 ‘칸박사 편지’ 공개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북한에 농축우라늄 핵 기술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친필서한 사본이 공개됐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20일 칸 박사가 핵 기술 유출 경위 등을 기록해 2003년 네덜란드에 살던 아내와 런던에 살던 딸에게 보낸 편지 사본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편지는 당시 미국중앙정보국(CIA)의 첩보에 따라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칸 박사의 핵 기술 유출 혐의를 조사하자 칸 박사가 훗날을 대비해 몰래 작성해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칸 박사는 4쪽 분량의 이 편지에서 북한 이란 중국 등에 핵 기술을 유출한 경위를 간략히 적었다. 북한 대목에서 칸 박사는 “(지금은 퇴역한 한 장성이) 북한에서 받은 300만 달러를 가져와 설계도와 기계 제공을 부탁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칸 박사가 북한에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제공하는 등 핵 기술을 불법 유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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