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미국인 인질 3명 北억류 장기화 우려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05분


북한이 14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 성명 채택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한국인과 미국인 3명의 억류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조만간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아 사태가 점점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아산 개성사업소 소속 40대 남자 직원 A 씨는 14일까지 16일 동안 억류된 채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한국인의 역대 최장기 북한 억류 기록(9일)을 훌쩍 넘긴 것이다. 지난달 17일 중국과 북한 국경인 두만강 주변에서 붙잡힌 미국인 여기자 유나 리 씨와 로라 링 씨도 14일로 29일째 조사를 받고 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의 강도적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바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라며 두 번이나 미국을 적시해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가입을 선언하면 북한이 이에 반발해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다시 차단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북한과의 직접 대화 창구가 없는 한미 양국은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억류자 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몽니’라는 긴급한 현안을 만난 국제사회가 인질 석방에 온 힘을 쏟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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