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링, 억류 이틀전 블로그에 “집이 그립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유나 리 “탈북자 다큐 제작 도움 받고 싶어요”

17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은 2001년부터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큐멘터리물 제작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미국의 케이블·위성 네트워크 방송인 ‘커런트 TV’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뱅가드 저널리즘’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커런트 TV에 입사한 중국계 미국인 로라 링 씨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통신원들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 아마존 노예노동, 중국 섹스산업, 멕시코 마약전쟁 등을 다룬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2006년 4월에는 남한에서 만난 탈북자를 취재한 다큐멘터리(9분 50초 분량)를 제작하기도 했다. 당시 링 씨는 커런트 TV 인터넷 홈페이지에 탈북자 취재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2002년 우연한 기회에 북한을 여행했다. 당시 경험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조깅을 좋아했던 내 친구는 그곳에서 오전 6시에 경찰의 감시 아래 호텔 앞 두 개의 전봇대 사이만 조깅하는 게 허용됐다. 이 짧은 조깅 코스는 북한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졌다.”
또 다른 여기자 유나 리 씨는 캘리포니아에서 TV 프로그램 제작자로 활동해 온 한국계 미국인. 그는 올해 1월 6일 탈북자 선교 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저와 같이 일하는 프로듀서(로라 링 씨를 가리킴)가 2001년부터 준비했던 탈북자 얘기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중국 상황을 잘 아시는 분과 접속할 수 있는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는 글을 남겼다.
두 기자는 11일 서울의 두리하나선교회 사무실을 방문한 뒤 13일 중국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천기원 목사로부터 중국에 사는 지인을 소개받아 취재에 들어갔고, 자주 천 목사와 통화하며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링 씨는 취재기간 중 일정과 심경을 단문장 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에 남겼다. 그는 11일에는 “젊은 탈북자들을 인터뷰했는데 슬픈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다”고 기록했다.
링 씨가 15일 마지막으로 작성한 글은 “집이 그립다”는 말이었다.
2005년 설립된 커런트 TV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회장을 맡고 있는 방송. ‘시민 저널리즘’을 모토로 시청자들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인터넷과 방송을 결합한 미디어로 주목을 받아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김아연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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