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리졸브 투입 美전력 25조원 가치… 한국 1년 국방예산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4분


2주일간 투입 ‘키 리졸브’ 전력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 연례 군사연습인 키 리졸브(Key Resolve)가 9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남한 전역에서 시작된 가운데 미군 참가 전력의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전력의 규모가 방대하고 비공개 전력도 포함돼 있어 정확한 금액을 산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한미 연합사령부가 밝힌 주요 참가 전력의 제작비용과 운영유지비만 살펴봐도 한국의 한 해 국방 예산인 28조6000억 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우선 미 참가 전력의 ‘대표 주자’인 핵추진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CVN-74)는 척당 건조 비용이 35억 달러(약 5조2500억 원)이다.

존 스테니스는 내부에 갖춰져 있는 2기의 원자로로 수십만 마력의 터빈 엔진을 돌려 20년 동안 연료를 공급받지 않고 운항할 수 있다.

또 5000명이 탑승하는 선체 내부에는 영화관과 체육관, 회의실 등 2700여개의 방과 2000대의 전화, 하루 2000가구가 쓸 수 있는 정수시설을 갖췄다. 또 하루 식사 제공량이 1만6600인분에 달해 마치 ‘떠다니는 해상도시’를 방불케 한다.

이 항모에 탑재된 각종 함재기의 가치도 상당하다. 항모를 공중 방어하는 FA-18EF 슈퍼호닛 전투기의 대당 가격은 8000만 달러, EA-6B 프라울러 전자전기는 5200만 달러, E-2C 조기경보기는 5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슈퍼호닛 전투기는 1990년대에 배치된 미 해군의 주력 함재기로 최대 음속의 1.8배로 비행한다. 또 첨단 항법장치와 레이더를 갖추고 있어 공대공 공대지 공격 임무를 수행한다.

EA-6B 전자전기는 유사시 적의 레이더와 통신망을 교란할 뿐 아니라 방공포대와 함대함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할 수 있는 공대함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항모에 탑재된 70여 대의 각종 항공기 가치만 10조 원대 안팎이라는 평가다.

존 스테니스와 함께 항모전투단을 구성하는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의 가치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지스 구축함의 경우 척당 가격이 1조 원 이상으로 이번 훈련에 7척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탑재된 SM-3 미사일은 기당 가격이 150억∼200억 원이나 된다.

이지스함 7척에 탑재된 SM-3 미사일 수를 100발로 산정할 때 가격은 1조5000억∼2조 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핵추진 잠수함(오하이오급)은 길이 170m, 최대 배수량이 1만8700t으로 척당 가격은 1조5000억∼2조 원으로 알려졌다. 이 잠수함에는 사거리 2000km 이상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0여 기가 탑재돼 있으며 그 가치만 최대 3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오하이호급 핵추진 잠수함은 지난해 키 리졸브에서 한미 해군의 특수전 요원을 태운 소형 잠수정을 발진해 적진에 침투시키는 훈련을 한 바 있다. 당시 미 해군은 관례를 깨고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이 잠수함의 안팎을 언론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군 소식통은 “올해 훈련에도 핵추진 잠수함이 참가할 예정이지만 별도의 공개 행사는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군 전차와 장갑차 등 한국군 기지에 배치된 미군 사전 배치 물자와 유류비 등 운영유지비까지 포함할 경우 미군 참가 전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5조 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키 리졸브에 참가하는 미군 항모전단은 웬만한 국가의 전체 군사력을 능가하는 가공할 규모”라며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는 강력한 한미 연합 억지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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