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더 지켜봐야” 與“4월 처리 불변” 野“서두르지 말라”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4분


론 커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시사한 데 대해 10일 여권은 그 진의 파악에 부심하면서도 비준동의안의 조속 처리라는 기존 방침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준청문회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의 공식 견해가 아닌 만큼 먼저 대응하거나 재협상을 거론할 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이른 시일 안에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되기를 원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한미 FTA는 양국의 이익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것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조속히 발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도 커크 내정자의 발언에 구애받지 않고 4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 문제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한국 의회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해 처리할 것”이라며 4월 처리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반면 야권은 “미국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비준동의안 처리 연기를 주장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 FTA를 조기 비준함으로써 그 처리가 신속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한 청와대의 주장이 허구로 드러났다”며 “이를 강행처리하려는 한나라당의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여권의 주장대로) 미리 비준했더라면 우리 입장과 국회꼴이 뭐가 됐겠느냐”며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서두르지 말고 보완대책을 마련해 국민에게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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