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헬로” 인사에 오바마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 입력 2009년 2월 4일 03시 01분


李대통령 “슈퍼볼 피츠버그처럼 미국 경제도 역전승하길”

오 바 마 “6자 통한 북핵해결 공조 중요… G20때 만나자”

“헬로.”(이명박 대통령)

“안녕하세요.”(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3일 전화통화로 동맹국 정상 간의 우의를 다졌다.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7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인 자격으로 전화를 걸었고 이번에는 대통령 신분으로 전화를 한 것이다.

오전 8시 35분경(미국 시간 2일 오후 6시 35분경)부터 15분 동안 진행된 통화에서 두 정상은 북핵과 경제위기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일련의 상황을 살펴볼 때 6자 공조를 철저히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보여 온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다. 한미동맹이 중요하며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 새 행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대화는 이내 경제 문제로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만나길 기대한다”면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세계 경제가 1차 대공황 때 얻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모든 나라가 뜻을 같이해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 경제가 살아난다. 미국의 리더십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2월 중순 방한토록 했으니 방문 기간에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두 정상은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슈퍼볼 결승전에서 내가 응원한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이겨서 기뻤다. 특히 그 팀에 한국계 하인스 워드 선수가 소속돼 있지 않느냐”고 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그 팀을 응원하는 팬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피츠버그 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했는데 미국 경제도 이처럼 역전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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