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목소리 낮추고 행동은 힘있게”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4분


靑 “경제위기 언급 자제… 라디오로 정책 설명”

이명박 대통령이 이르면 13일부터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국민 정책홍보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정부의 주요 정책과 비전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만큼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해 직접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첫 연설에서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과 정부 대책을 설명한다. 특히 현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와는 다른 만큼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협력해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 연설의 명칭은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가 유력하고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 반∼8시에 7∼10분가량 방송될 예정이다. 청와대 측은 방송을 사전에 녹음한 뒤 필요한 방송사에 배포해 자율적으로 방송 여부를 결정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제외하고는 현 경제 위기에 대해 당분간 공식 석상에서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전날(8일) 달러 사재기에 대해 직접 경고하고 나섰으나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대통령이 경제위기에 대해 가급적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구두 개입’으로 해석될 정도로 강력한 위기 대처 의지를 천명했는데도 시장이 계속 요동치면 “정부가 오죽 급했으면 대통령이 나섰겠느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결국 정부정책 전반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원로 과학기술인 초청간담회에서 “앞으로 목소리는 낮추고 행동은 힘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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