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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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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8일 “달러가 자꾸 귀해지니까 사재기를 한다.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의 욕심을 가져선 안 된다”면서 환투기와 달러 사재기 움직임에 대해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또 “좌파세력이 북한 동족을 돕는 것을 빙자해 이념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회장단·임원 초청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달러 사재기 생각 바꿔야”=이 대통령은 국제 금융쇼크와 관련해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이 오를 때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과 일부 사람도 있는 것 같다”면서 “금융위기 때문에 사재기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서 달러 사재기를 하거나 환투기 세력의 개입에 따른 매집 등으로 상황을 악화시켜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강타하고, 이것이 아시아까지 올 수 있으나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3국은 1조8000억 달러에 가까운 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같은 직접적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보유한 외환은 단기로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를 상쇄하는 데 충분한 여유가 있다. 지금 갖고 있는 2600억 달러는 모두 현금화할 수 있는 것으로 외환에서 근본 문제는 없다”면서 “한국은 두려워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금융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실물경제도 어려울 것이나 10, 11, 12월에는 수출흑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족을 돕는 마음과 이념적 대북 동조는 달라”=이 대통령은 대북 관계를 둘러싼 이념갈등과 관련해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지만 (진보-좌파의) 그 뿌리가 매우 깊고 넓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21세기 모든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하고 대한민국도 6·25전쟁을 통해 승리했지만 (북한) 사회민주주의는 밥도 먹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이념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고픈 북한동족을 동정하고 도와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과 이념적으로 북한 세력에 동조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며 “굶주리는 동족을 도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좌파세력이 그것을 빙자하고(빙자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모 친북단체를 내사해 구속돼서 (구속된 사람이) 하는 말이 ‘2년만 더 지났으면 통일됐을 텐데’라고 했는데 우리 국민이 이런 분위기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럽다”면서 “틈만 나면 국가를 분열시키고 국가를 흔들려고 하는 세력은 한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교과서 이념편향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잘못된 것은 정상적으로 가야 한다”면서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 있는 것같이 돼 있는 교과서가 있는 등 있을 수 없는 사항이 있다. 그것을 바로잡아 놓고 바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