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소지부터 없애야

  • 입력 2008년 8월 2일 02시 56분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가 지난 4·9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주겠다며 버스운송 사업자에게 3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거액을 제공한 사람은 비례대표 공천을 못 받았고, 청와대가 먼저 알고 즉각 검찰수사를 의뢰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 정부가 출범한 직후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터졌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 가능성에 대한 경계의 고삐를 단단히 죄어야 한다.

이 대통령의 발밑에서 악성 친인척·측근 비리가 터져 나올 경우 정부와 대통령은 치명적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본인과 친인척의 재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돼 어려움을 겪은 사실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 늪에 빠져 국민의 신뢰를 더 잃을 경우 이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내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역대 대통령이 친인척과 주변 관리를 잘못해 대통령과 정부의 권위 추락을 가져온 경우를 우리는 계속 지켜봤다. 전두환 대통령 동생 경환 씨, 김영삼 대통령 아들 현철 씨,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홍일 홍업 홍걸 씨 사례는 가족과 주변 관리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 특히 이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이 아들 비리 수사로 심각한 레임덕에 빠진 사실을 잘 새겨야 한다.

검찰은 김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가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에게 공천을 받아주기 위해 실제로 로비를 벌였는지, 로비 대상은 누구였는지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18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싸고 극심한 계파 갈등과 금품 논란이 벌어졌던 점에 비추어 당과 대통령 주변 실세(實勢)를 상대로 한 로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받은 액수와 정황을 보더라도 단순 사기사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와대와 사정기관들은 대통령 친인척 및 주변 인물들의 비리 소지를 철저히 없애는 노력을 상시적으로 해야 한다. 측근비리 예방은 대통령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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