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등원 먼저” 민주 “합의 먼저”…국회 정상화 탐색전

  • 입력 2008년 6월 13일 02시 58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오른쪽)와 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2시간 동안 쇠고기 정국 돌파를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양 정당의 원내 사령탑이 공식회동을 한 것은 18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처음이다. 안철민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오른쪽)와 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2시간 동안 쇠고기 정국 돌파를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양 정당의 원내 사령탑이 공식회동을 한 것은 18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처음이다. 안철민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18대 국회 첫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쇠고기 파동 해법과 국회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일단 탐색전에 그쳤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후반 통합민주당 등 야당의 등원으로 국회 개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가축법 공청회 이후 협상 재개

두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쇠고기 파동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직접 나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노력을 펼치며 △여야 4당이 13일 국회에서 개최하는 가축법 개정안 공청회 결과를 보고 추후 협상을 재개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선(先) 등원, 후(後) 가축법 개정 논의’를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가축법 개정에 대한 ‘한나라당의 선 동의, 후 등원’으로 맞섰다. 민주당이 제출한 가축법 개정안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자율규제의 문서화 등의 방식으로 3가지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된다면 법 개정 없이도 등원할 수 있다는 내부 방침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홍 원내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방법론의 차이일 뿐 국민적 불안을 해소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견해차를 확인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비슷한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가축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강경한 태도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민심 수습을 위해 최근 잇따라 발표한 고유가 및 경제 민생안정 대책들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속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회 정상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주당을 국회로 끌어들이는 데 여론의 압박 외에는 뾰족한 수단이나 제공할 당근이 없다는 점이다. 한 당직자는 “여론이 18대 국회 개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마냥 장외투쟁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내주 개원, 7월 초 원구성 마무리

민주당에는 두 목소리가 존재한다. 일단 손학규 박상천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는 등원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외투쟁에서 추가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자칫 회군(回軍)의 명분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86세대이지만 전병헌 의원은 촛불집회 초기부터 등원론을 펴 왔다. 그는 12일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한 장외투쟁의 성과를 이어 국회 속에서 제1야당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보여 줘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촌 출신, 재야 및 386 출신 재선급 의원들은 강경한 기조로 등원을 반대하고 있다. 농림부 장관 출신으로 쇠고기 정국을 주도해 온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쇠고기 문제 해결 없는 등원에 반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13일 가축법 개정안 공청회가 열리고 방미 의회대표단이 귀국한 뒤 주말을 지나 미국에서 한미 정부 간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가 나오는 다음주 초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들이 두 차례 정도 더 만나면서 18대 국회 개원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원 시기는 19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6월 넷째 주에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집중적인 원 구성 협상을 거쳐 7월 초에는 국회 정상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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