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조기 전당대회 반대… “7월 전대 예정대로”

  • 입력 2008년 4월 12일 02시 50분


박근혜 “친박 당선자 모두 받아들여야”

강재섭 “복당, 공작 정치로 비판받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4·9총선 이후 한나라당에서 제기된 지도체제 개편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조찬을 겸한 정례 회동에서 “강 대표의 대표직 임기가 7월까지로 돼 있는 만큼 이를 채우는 게 좋겠다. 정치적 일정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조기 전대론을 제기했던 강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의 뜻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강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7월 10일 전후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강 대표는 본보 인터뷰(11일자 A1·5면 참조)에서 “새로운 국회가 열린 뒤 전대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조기 전대를 시사하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이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친(親)박근혜’계 당선자의 전원 복당(復黨)을 주장해 ‘선별 영입’ 방침을 내세우는 당 지도부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복당 논란으로 내홍에 접어들 조짐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당선자 24명과 만나 “국민의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잘못된 공천에 대해 인정하고 (당선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애당초 잘못된 공천으로 원인이 제공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나라당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만약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건 공천을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 안 하겠다는 것이고, 따라서 민의를 거스르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당 밖 당선자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선별 영입 움직임에 대해서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애당초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갖고 공천을 한 것과 동일한 이야기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탈당했던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지금으로선 논의할 때가 아니다. 그렇게 하면 공작정치, 강압정치라고 비판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외국 순방을 다녀오면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실 것”이라고 말했으나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집단지도체제 아니냐”고 일축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서 “이번 총선에서 153석의 의미는 굉장한 것이다. 한편으론 독주하지 말라는 국민의 뜻이다”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대구=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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