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만수’ 한마디에… 4개기관 휴일 긴급브리핑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판교 신도시 건설현장 찾은 강 장관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은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장소장 등 관계자로부터 건의 사항을 들었다. 강 장관은 이날 현장에서 최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철근에 대한 사재기를 철저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성남=연합뉴스
판교 신도시 건설현장 찾은 강 장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은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해 현장소장 등 관계자로부터 건의 사항을 들었다. 강 장관은 이날 현장에서 최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철근에 대한 사재기를 철저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성남=연합뉴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거침없는 행보로 현 정부 경제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굳혀가고 있다. 재정부 수장의 법률적 직위는 부총리에서 장관으로 낮아졌지만 강 장관이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 “사실상 부총리 역할 수행할 것”

강 장관은 2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함께 재래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8일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건설 현장을 방문해 건설업체들의 자재난을 점검했다.

한 건설현장 소장이 “철근 값이 더 오르면 앞으로 공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하자 강 장관은 “철근의 제조부터 건설현장 수요까지 전 과정을 업체별로 살펴 사재기가 없는지 끝까지 추적해 단속하고 부당 이익에 대해 과세하라”고 즉석에서 지시했다.

그러자 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국세청 등 4개 기관은 휴일인 9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하고 11일부터 강도 높은 철근 매점매석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 금융정책에도 관심

7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던 강 장관은 8일엔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오찬을 겸한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거시정책 운용에 있어 금융정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금융위가 재정부와 긴밀한 업무협조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 장관은 재정부 인사에서 보직을 받지 못하는 일부 1급 임원과 국장을 금융위에서 받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 조직 개편 이후 재정부는 금융정책 분야에서 손을 떼고 금융위가 금융정책에 대한 전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강 장관의 금융위원장 독대를 통해 ‘금융정책도 완전히 재정부 관할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 대부분 참석

또 강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각 정부 부처를 돌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도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다.

장관 중에서 다른 부처의 업무보고에 참석하기는 재정부 장관이 유일하다. 재정부 당국자는 “노무현 정부 때의 재정경제부는 부총리 부처였지만 예산권이 없어 다른 부처를 설득하고 정책을 조율할 힘이 모자랐다”며 “재정부 장관은 예산권에 힘입어 재경부 때보다 더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강 장관 주재로 열린 새 정부의 첫 경제정책조정회의에도 모두 19명의 장차관급 인사가 참석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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