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을 뛴다]자유선진당 돌풍? 미풍?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자유선진당(총재 이회창)은 요즘 매우 들떠 있다.

4월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유재건 박상돈 의원이 입당하자 천군만마를 얻었다는 표정이다.

선진당 관계자는 4일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80∼90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대전 충청권은 24개 지역구 중에서 20석을 차지할 것이다. 충남 대전은 싹쓸이할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선진당은 총선에서의 선전 여부는 수도권과 영남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20∼30석이 목표다. 서울은 사실 쉽지 않고 경기 지역을 집중 공략할 것이다”며 “부산 경남(PK), 울산에서는 10석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 강삼재 전 의원 등 PK 출신 거물들이 버티고 있어 분위기도 좋다는 것. 대구 경북(TK)은 3, 4석을 겨냥하고 있다.

말하자면 지역구에서 50∼60석 안팎, 비례대표에서는 득표율 22%로 17석 정도를 확보하면 70석은 넘길 수 있다는 것.

당의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도 지방자치단체장도 한나라당인데 총선까지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휩쓴다면 일당 독재가 된다. 그러면 소외계층과 서민 중산층은 기댈 곳이 없다”며 “무능한 국정파탄 세력으로 낙인찍힌 대통합민주신당이 몰락하고 대신 안정감 있는 보수세력이 주축이 된 선진당이 한나라당을 견제할 대안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 영입 작업도 주로 경기 충청 영남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한다. 좌파나 노무현 정권의 핵심 인물만 아니면 누구에게든 문호를 활짝 열어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다르게 본다. 수도권에서는 선진당이 1, 2석을 건지기도 어려울 것이고, 대전·충청권에서도 10석을 얻기 힘들 것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한 당직자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했던 김종필 전 총리의 자민련 바람몰이는 TK의 ‘반김영삼 대통령 정서’가 바탕이 됐지만 이번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면서 “영남에서는 자유선진당이 1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비례대표 의원직까지 합쳐도 20석에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공천을 둘러싸고 대립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계가 갈등을 봉합하기로 함에 따라 영남과 수도권에서의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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