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움직이는 사람들]“목소리 힘 빼시고…” 말투까지 조언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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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현수막 거리 곳곳에28일 서울 영등포구 한 도로변에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의 이름과 기호가 적힌 현수막이 일제히 걸려 있다. 신원건 기자
대선 현수막 거리 곳곳에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 도로변에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의 이름과 기호가 적힌 현수막이 일제히 걸려 있다. 신원건 기자
《대선은 하나의 고지를 놓고 싸우는 거대한 전쟁이다. 대선 후보라는 총사령관의 지휘 아래 분야별 핵심 책임자가 치밀한 전략을 짜고 실무자는 이를 실행에 옮긴다. 후보의 전국 유세를 위한 수행과 일정 및 건강관리, 미디어 선거를 주도하는 메시지와 연설 토론 준비, 선거자금 운영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주요 대선 후보를 움직이는 ‘후보의 사람들’을 해부했다.》

■ 연설문 - TV 토론

유우익, 李 서울시장 시절부터 文士 역할

昌, 참모 연설문보다 직접 쓴 메모 위주로

盧대통령 TV토론 담당자, 鄭 위해 뛰어

▽연설문=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연설문은 유우익 국제정책연구원장이 큰 줄기를 잡고 박형준 대변인, 신재민 메시지단장 등이 조율해 만들어진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 후보의 각종 연설문 작성을 도맡았던 유 원장은 이 후보의 ‘정치적 호흡과 맥박’을 제대로 담아낸다는 평을 듣는다. 사회학 교수 출신인 박 대변인은 치밀한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 단장은 연설문 내용이 당시의 정치적 흐름과 일치하는지를 점검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한다. 전여옥 의원, 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고성학 기획총괄팀장, 조중빈 국민대 교수, 조인근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등도 연설문 작성에 참여한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연설문은 탤런트 심은하 씨의 남편인 지상욱 홍보특보와 메시지팀의 나기환 씨가 주로 맡는다. 나 씨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 캠프 메시지팀에서 일했다. 이 후보는 연설문을 참고해 자신이 직접 쓴 메모 위주로 연설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연설문 작성은 민병두 의원이 총괄하고 양기대 공보특보, 소설가 이영진 씨, 이재경 비서실 부실장이 간여한다. 최근 정 후보가 웅변조에서 연설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도 이들이 하고 있다. 거의 매일 오전 열리는 메시지 회의에는 이들 외에도 박영선 의원과 최재천 김현미 대변인이 참석한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연설문은 왕길남 전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맡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연설문은 박용진 대변인과 문명학 공보, 김용신 기획특보, 메시지팀의 정용상 비서관 등이 담당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되도록 연설문을 직접 쓰는 스타일인데 장성원 전략기획단장, 황태연 동국대 교수 등이 종종 조언한다.

▽TV토론=이명박 후보의 경우 KBS 이사 출신인 김인규 방송전략실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 실장은 산하에 기획총괄, 보도분석, TV토론, 방송연설팀을 두고 각 팀에서 수집하고 준비한 각종 정보와 TV 토론 관련 사항을 한데 모아 토론을 준비한다. 이 후보가 토론에서 쏟아낼 콘텐츠는 핵심 참모인 곽승준 정책기획팀장이 총괄해 이 후보에게 직접 공급한다. 토론 주제에 따라 이주호 의원, 현인택 고려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등도 조언한다.

이회창 후보 측은 이영덕 공보팀장과 최근 정무특보로 영입된 이상돈 중앙대 교수, 유석춘 연세대 교수, 전원책 변호사가 조율한다. 토론 때 표정, 포즈 등 세부사항은 공보팀이 맡는다.

정 후보는 윤호중 송영길 의원과 김현종 메시지특보가 실무를 맡고 있다. 김 특보는 2002년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TV토론 대책단장으로 일했다. 토론에서 밝힐 정책은 김진표 정책위의장이 조언하고 있다.

문 후보는 다큐멘터리 연출가 출신인 신동진 미디어기획단장이 돕고 있고, 권 후보는 이상현 미디어홍보위원장이 총괄한다. 이인제 후보는 홍승태 방송대책본부장이 주관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일정관리 근접수행

▼주호영, 퀵서비스 오토바이 타고 李 수행

이채관, 2002대선 이어 또 昌승합차 멤버

박영선, 鄭 지근거리서 제스처까지 챙겨▼

이명박 후보의 근접 수행은 4명의 측근이 주로 맡고 있다. 임태희 후보비서실장, 주호영 수행실장이 번갈아 가며 수행을 한다. 불교계를 맡고 있는 주 실장은 수행까지 하느라 수시로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애용한다.

이 밖에도 서울시 부시장 출신의 정태근 수행단장과 임재현 수행비서가 ‘24시간 그림자 수행’을 하고 있다. 일정은 권택기 스케줄팀장이 매일 초안을 짜 이 후보에게 보고해 확정한다.

이회창 후보가 가는 곳엔 어디나 이채관 수행팀장이 있다. 이 팀장은 1997년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일 때부터 그림자처럼 이 후보를 수행해 왔다. 이 후보가 타고 다니는 승합차의 운전석 옆 자리엔 항상 이 팀장이 앉아 있다. 이 후보의 옆자리엔 이혜연 대변인이나 지상욱 홍보특보가 앉는 경우가 많다. 최형철 행정특보도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다. 일정은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 안태옥 씨가 짜고 있다.

정동영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박영선 후보지원실장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메시지 내용이나 제스처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써 준다.

노웅래 서혜석 의원과 최재천 김현미 대변인도 교대로 붙어 정 후보의 일정을 챙긴다. 이들은 일명 ‘본부 차’로 불리는 8인승 검은색 밴에 후보와 함께 탑승해 이동 중 회의를 하며 그때그때 전략을 짠다.

후보의 일정은 선거대책위원회 일정팀의 실무자들이 큰 줄기를 잡은 뒤 이강래 총괄선대본부장이 최종 확인을 한다.

문국현 후보의 수행은 김교남 수행비서가 맡고 있으며 일정은 김재현 비서실장이 짠다.

권영길 후보는 김초한 이승헌 수행팀장, 이호성 의전담당 특보가 각각 수행과 일정을 맡았다.

이인제 후보의 수행 역할은 1997년 대선 때부터 보좌해 온 김석 비서가 맡고 있고, 일정은 임성규 비서실차장이 짠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광고 슬로건

▼李 ‘할머니 CF’ 제일기획 출신이 주도

昌, 부국팀 출신 - 광고사 - 교수 ‘홍보TF’

윤흥렬, 鄭 ‘안아주세요’ 캠페인 도입해▼

이명박 후보의 각종 광고와 슬로건 제작은 정병국 미디어홍보단장의 지휘 아래 진행되고 있다.

우선 신문, 방송 광고와 슬로건은 제일기획 출신인 이유찬 홍보기획팀장이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후보가 경선 직후 5년 전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감성 캠페인’ 에 밀렸던 것을 거론하며 밝힌 “광고와 CF는 무조건 외부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욕쟁이 할머니’가 이 후보에게 경제 살리기를 당부하는 신문 광고의 제작도 이 팀장이 주도했다.

인터넷 광고는 진성호 뉴미디어팀장이 총괄하고 있다. 신문 방송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찾는 만큼 ‘파격’ ‘재미’를 최우선 요소로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회창 후보 측은 이흥주 홍보팀장의 지휘 아래 석철진 씨가 정보통신업계에서 일해 온 김관중 씨 등과 함께 광고와 포스터를 만들고 있다.

석 씨는 1997년 대선 때 이 후보의 후원회인 ‘부국팀’에서 기획, 홍보 업무를 맡은 바 있다. 28일 밤부터 TV에서 방영된 이 후보의 CF는 석 씨가 모 광고회사 직원과 교수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F의 문구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소녀가장의 마음을 알았습니다’로 감동이 주제라고 한다.

정동영 후보 측에서는 범여권의 대표적인 홍보 기획통으로 꼽히는 윤흥렬 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이 주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처남인 그는 1997년 대선 때도 새정치국민회의 메시지 총괄팀장을 맡아 ‘준비된 대통령’이란 문구를 기획해 김 전 대통령의 당선에 역할을 했다.

그는 이번에는 정 후보의 캐치프레이즈인 ‘가족행복시대’에 맞춰 ‘안아주세요’ 캠페인 도입을 주도했다. 유세 도중 희망자가 연단에 올라오면 후보가 직접 포옹해주는 것.

원내에서는 김교흥 전병헌 의원이 공동 홍보본부장을 맡아 돕고 있다. 27일 오후 정 후보 측이 첫선을 보인 ‘행복을 꿈꾸는 소년’ TV 광고 제작 과정에도 참여했다.

문국현 후보 측에서는 홍보기획사 출신으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이경훈 홍보단장이 주축이다. 권영길 후보 측은 TV 토론을 담당하는 이상현 미디어홍보위원장이 광고와 포스터 제작을 맡았고, 이인제 후보는 김성회 보좌관이 선거대책위원회 메시지팀과 함께 담당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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