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멀어진 與 경제정책 국회바닥 뒹굴며 막고 싶었다”

  • 입력 2007년 2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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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재선 56명 “대통합신당 추진” 강기정 의원(가운데)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4일 전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른바 ‘대통합신당’ 추진에 서명한 56명 중 일부다. 김동주  기자
초재선 56명 “대통합신당 추진” 강기정 의원(가운데)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4일 전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른바 ‘대통합신당’ 추진에 서명한 56명 중 일부다. 김동주 기자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정덕구(사진) 의원이 1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권여당의 경제정책이 시장으로부터 지나치게 멀어지는 것을 막아보기 위해 노력했으나 무력감 속에서 의원직에 연연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 견해와 방향을 당 지도부에 제시했으나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국회 바닥이라도 뒹굴며 막아내고 싶었지만 체면 때문에 그러지 못한 데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으로 정계 입문 전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강의를 했던 정 의원은 대학교수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다음 주면 결국 열린우리당이 쪼개지는 게 확실하다. 망가져서 나가는 것보다 지금 나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그의 ‘분석’대로 열린우리당에선 집단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합신당파인 양형일 최규식 전병헌 주승용 채수찬 우윤근 유선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탈당 시기와 방식을 논의했다. 양 의원은 모임이 끝난 뒤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나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탈당을 결정한 의원 수가 원내교섭단체 구성 정족수(20명)를 이미 넘어섰다”고 했다.

탈당 시기만 남았을 뿐이라는 얘기다. 일요일인 4일이 ‘거사일’로 검토됐으나 귀향활동 의원이 많다는 이유로 다음 주 초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 일부 의원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개진해 집단탈당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 등 일부 재선 의원과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만나 열린우리당의 2·14 전당대회 이전에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동시에 탈당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김근태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당대회를 통해 리모델링 수준을 넘는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겠다”며 “합의를 지붕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은 배신이며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라며 탈당 추진 의원들을 비난했다.

부산을 방문한 정동영 전 의장도 “전당대회 전에 탈당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의 사퇴로 노동부 고용평등국장 등을 지낸 신명(61·여)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소장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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