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北, 작년 BDA통해 4900만달러 제3국 송금”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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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돈세탁 창구인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통해 지난해 1∼9월 적어도 수천만 달러를 외부로 송금하거나 송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BDA은행의 거래 명세서를 입수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당국의 협조 아래 미국 재무부의 금융조사를 받아 왔다.

이 명세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 외환거래는 평양 소재 대동신용은행이 주로 맡은 것으로 보인다.

대동신용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계좌 동결이 시작된 9월까지 BDA은행을 통해 4926만 달러를 제3국으로 송금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BDA은행이 동결한 북한 자금 2400만 달러 가운데 700만 달러는 대동신용은행 계좌의 돈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700만 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은 영국 담배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와 북한 태성무역이 합작 설립한 담배회사의 자금을 대동신용은행에 맡긴 돈이다.

BAT는 1470만 달러를 BAT-태성의 공동 계좌 혹은 BAT 독자 계좌를 통해 씨티은행 싱가포르 지점, HSBC은행 홍콩 지점에 송금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송금액은 지난해 7월 230만 달러, 8월 290만 달러 규모였다.

이 신문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BDA은행을 통해 금괴 거래까지 했다는 점도 썼다.

신문은 “BDA은행이 북한의 대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17일 “미 행정부는 동결된 2400만 달러 가운데 1200만 달러는 북한의 불법 활동과는 무관한 자금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北, BDA협상 대표 재무전문가로 교체

19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BDA 실무회의’에 오광철(47) 조선무역은행 총재가 북한 측 수석대표로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3월 북-미 뉴욕 회동에서 마카오 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 문제 협상을 담당했던 이근(60·외무성 미국국장) 6자회담 차석대표 대신 재무전문가를 내세운 의도가 무엇인지 주목된다.

오 총재는 1959년생으로 2003년 남측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11기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북한이 재무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BDA에 묶인 계좌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이라는 의혹을 부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재무전문가를 통해 문제자금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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