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련 前부의장 간첩혐의 체포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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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혐의로 복역하다 8·15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전 부의장 강순정(76) 씨가 8년 만에 또다시 간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청 보안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8일 강 씨를 검거했다”며 “강 씨에 대해서는 형법상 간첩죄에 해당하는 국가보안법(국보법) 제4조 1항의 ‘목적수행’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보법상 목적수행 혐의는 ‘반국가단체(북한)의 지령을 받은 자가 군사상 기밀 또는 국가기밀을 수집하거나 북한에 넘긴 경우’에 해당한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2001년경부터 최근까지 ‘주한미군 철수계획’, ‘미국의 국가전략’, ‘6차 범민족대회 관련 동향’, ‘국가보안법 위반 보호관찰인 동향’, ‘한총련 관련 동향’,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동향’ 등의 대북 보고 문건을 작성하여 대남공작원을 통해 북한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가 북한에 보낸 내용 중에는 친북·반미단체를 포함한 남한 내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미 투쟁 동향과 반미 투쟁에 대한 남한 사회 반응도 들어 있다.

보안국 관계자는 “강 씨는 여러 차례에 걸쳐 북측 인사와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강 씨를 수년간 관찰하면서 증거를 모아 왔고 강 씨도 혐의 내용을 전부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 씨에게 국보법 7조의 ‘이적 표현물 제작 배포’, 8조의 ‘회합 통신’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강 씨는 1992년부터 3년간 범민련 캐나다본부 중앙위원 강모 씨의 지시로 남한 정세와 재야단체 동향을 수집해 전달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에 8·15광복절 특사로 출소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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