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새판짜기 폭풍전야 열린우리당, 물밑 신경전

  • 입력 2006년 10월 31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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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이냐 '재창당'이냐.

열린우리당의 정치권 새판짜기 논의의 분수령이 될 의원총회를 이틀 앞두고 당내 각 계파는 31일 세 규합 등을 통한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통합신당론'과 '재창당론'으로 갈려 극명한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주요 계파들은 일종의 '주주총회'가 될 다음달 2일 의원총회에서 리모델링을 통한 독자생존이냐, M&A를 통한 통합신당의 새길 찾기냐를 놓고 일전을 불사할 태세이다.

크게 '친노' 대 '비·반노' 그룹간 대립구도를 띠고 있는 양대 진영의 힘겨루기는 정계개편 방향을 둘러싼 당·청간의 근본적 시각차를 바닥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의총장에서 전면적 형태로 맞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통합신당 지지 그룹은 '대세 굳히기'에 돌입한 듯하다. 대주주격인 정동영, 김근태계와 보수성향의 중도파, 호남진영, 원로·중진 그룹의 상당수는 이미 통합신당 지지를 공식화하고 있다.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재야파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연)'는 1일 저녁 비상모임을 갖고 당의 발전적 해체와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정동영계는 당장의 모임을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친 정동영 그룹으로 분류되는 '바른정치모임'을 중심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탈(脫)계파 초선모임인 '국민의 길'은 1일 저녁 또는 2일 오전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사태추이를 관망해온 중도파의 상당수도 통합신당 쪽으로 중심이동을 하고 있다.

양형일 의원 등 '희망 21' 소속 의원 6,7명은 30일 저녁 모임을 갖고 통합신당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희망21은 의총 직전인 2일 오전 모임을 갖고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보수성향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은 1일 오전 회동하기로 했다.

애초부터 통합논의에 적극적이었던 광주출신 의원모임은 의총 결과를 지켜본 뒤 5일 또는 7일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반해 친노 진영을 포함한 재창당 지지그룹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상대적으로 세가 불리한 형국이지만 열린우리당 창당의 '명분'과 '진정성'을 앞세운다면 당내 여론을 충분히 되돌려놓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은 의총전 모임을 갖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재창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친노직계 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는 이미 지난 주말 소모임을 갖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재창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의정연은 특히 참여정치실천연대, 처음처럼과 함께 정계개편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도 준비 중이다. 참정연은 2일 의총 결과를 지켜본 뒤 모임을 갖고 대응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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