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중간선거 승리땐“부시,北-美양자대화 압력직면”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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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대로 패배할 경우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양자대화에 나서라는 거센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민주당 칼 레빈 상원의원(미시간)과 잭 리드 상원의원(로드아일랜드)은 22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양자대화는 미국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북한이 부려 온 ‘고집’의 근거를 없애는 일”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미 중간선거의 결과에 따라서는 부시 대통령이 빼어들 수 있는 대북 카드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크리스토퍼 힐 미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역시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어떤 새 전제조건도 두지 않고 있다”며 “북-미 양자회담도 6자회담 석상의 한쪽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오랫동안 상원 군사위원회에 몸담고 있는 레빈 의원과 리드 의원은 워싱턴포스트의 표현대로라면 ‘국가 방위 및 안보 분야에 관한 한 민주당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원들이다.

레빈 의원은 “부시 대통령은 6년 동안 자신이 거부해 온 공산주의 정권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의 나머지 당사국도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양자 대화가 ‘동맹국 및 우방들이 원했을 때’ 진행돼야 하며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받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리드 의원도 레빈 의원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북-미 간 양자 협의가 성사된다면 6자회담을 배경으로 이뤄지는 형태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터뷰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마련된 것이다. 21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5%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37%만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새로 뽑게 된다.

뉴스위크의 조사를 토대로 유동층을 빼고 계산하면 하원은 공화 231석 대 민주 201석(기타 3석)에서 민주 260석 대 공화 175석이 돼 압도적인 역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화 55석 대 민주 44석(무소속 1석)인 현 상원은 공화당이 계속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33석은 민주 18석 대 공화 15석이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려면 공화당에서 6석을 빼앗아 24 대 9라는 압도적 승리를 해야 하지만 이렇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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