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작전권 환수, 2012년에 해야"

  • 입력 2006년 9월 15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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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15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2012년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을 방문, 부산대 10·16 기념관에서 한 특별 강연에서 전시작전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2009년까지 나가겠다고 하고, 우리는 2012년까지 미국이 있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미국이 우리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미국이 나가는 것은 한국이 단독으로 북한에 대응할 힘이 있을 때 나가는 것"이라며 "막을 사람(한국)이 2012년이라는데 나갈 사람(미국)이 '네가 잘 할 거다'라며 2009년에 나간다면, 그 3년 사이에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겠냐"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에 미군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억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미군을 한반도에서 지키고 한미방위조약을 굳건히 유지해 가는 것은 여러분이 결혼하고 취직하는데 필수적인 일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공개적으로는 미국을 잘 비난하지 않지만 해야 할 자리에서는 꼭 해야 한다. 미국 신문에 한국이 배은망덕하다고 났는데, 우리도 미국의 이익을 도와줬다"며 "나는 미국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가 만만하냐'고 자주 말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6자회담 해법으로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위폐문제를 당분간 보류하든지, 아니면 증거를 명확히 제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시정조치를 취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14일 공개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미국은 속으로는 북한 핵을 겁 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걸 악용하고 있다"며 전례 없이 강하게 미국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음달에는 광주 전남대, 충남 공주대를 잇따라 방문해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김 전 대통령이 이런 일련의 행보가 정계개편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나 김 전 대통령 측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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