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8월 14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 산하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과 김명호 강릉대 경영학과 교수는 6·25전쟁 중 납북된 것으로 확인된 9만6013명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전쟁 납북자 전체를 대상으로 납북 시기와 장소, 납북자 직업 등을 분석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본보가 입수한 논문 ‘6·25전쟁 납북자 실태의 실증적 분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납북자의 88.2%에 이르는 8만4659명이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9월 3개월 동안 납치됐다.
이 기간 전국에서 공무원 2919명, 기술자 2836명, 교수와 교사 863명, 의료인 572명, 판검사 등 법조인 190명,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 169명 등이 북한으로 끌려갔다.
납북자 가운데는 농업 종사자가 5만837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젊은 농촌지도자였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특히 납북 인사 가운데 80% 이상이 자신의 집이나 집 근처에서 납치됐다.
북한이 남침에 앞서 미리 납치할 인사 명단을 선정하고 이들의 집 주소를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대목. 또 전체 납북자의 69%가 20, 30대였다.
이에 대해 김 교수 연구팀은 북한이 부족한 지식인을 남한 사회에서 데려가 활용하려고 남한의 이른바 ‘인텔리’들을 계획적으로 납치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이 2004년 통일부 북한자료연구센터에서 확인한 1946년 북한의 담화문에서도 김일성은 “부족한 인텔리 문제를 해결하자면 남조선에 있는 인텔리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해 이 연구팀의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지금까지 전쟁 납북자는 자발적으로 간 것인지, 납치된 것인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와 학계에서 ‘잊혀진 존재’였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북한이 전쟁 초기 조직적으로 남한 인사를 납치했음을 입증한 최초의 자료”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