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수해골프’ 제명 초강수…지지율 10%P 추락에 위기감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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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친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의 제명 의결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강재섭 대표(왼쪽)와 이재오 최고위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제 기자
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친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의 제명 의결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강재섭 대표(왼쪽)와 이재오 최고위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제 기자
‘수해 골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기도당 간부와 시장 군수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24일 무더기 중징계 결정을 보면 당의 위기의식을 짐작할 수 있다.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은 제명을 당해 당에서 쫓겨났다. 한나라당이 1999년 10월 전국구 의원으로 여당과 ‘공조’하다시피 하던 이미경 이수인 의원을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제명조치를 한 바 있지만 개인의 품행을 이유로 제명한 것은 1997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한나라당이 당규상 최고의 중징계를 취한 것은 7·26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지세력 이탈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제명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5·31 지방선거 압승으로 한나라당이 오만해졌다’ ‘웰빙당이다’ 등 부정적 이미지와 당원들의 기강해이가 차기 대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수해 골프 파문 이후인 지난 주말 한나라당이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10%나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7·11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대리전’, ‘색깔론’ 구태와 당직자들의 잇따른 돌출 언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지율 급락을 초래했다는 게 당내의 분석이다.

‘호남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효선 광명시장에 대한 윤리위의 ‘1년 당원권 정지’ 징계를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 권유’로 한 단계 높인 데서도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을 읽을 수 있다. 이 시장이 호남 출신인 전임 시장이 퇴임 직전 단행한 인사에 대해 “전라도 사람들은 이래서 욕을 먹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게 심각한 역풍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영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호남의 지지가 필요한데 그동안 해 놓은 것을 이번에 다 까먹었다”고 말했다. 강창희 최고위원도 “윤리위의 결정은 국민의 감정과 동떨어진 솜방망이 결정으로 대선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경징계를 받은 사람도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고 해당 행위의 정도가 심한 사람은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리위에 참석한 윤리위원 9명(전체 11명)도 징계 수위 결정에 여론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윤리관인 주호영 의원은 “홍 전 위원장의 제명에 대해 다수가 이론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리위와 최고위의 징계 결정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7·11전당대회 때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던 지도부부터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일반 당원의 기강해이 행태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대권후보와 지도부가 정권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단결해 당을 단속하지 않는 한 기강해이 현상은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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