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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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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귀 밑에서부터 입 가장자리의 아래턱 부위까지 곡선으로 11cm가 베였다. 범인이 그은 문구용 커터가 비스듬하게 얕게는 1cm에서 최대 3cm까지 살을 파고들어 갔다. 근육막과 침샘이 거의 다 잘라질 정도로 손상됐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박창일 병원장은 20일 수술 직후 브리핑을 하면서 “칼이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상처 부위가 0.5cm만 더 깊었다면 안면신경이 끊어져 마비됐을 것이고 밑으로 내려갔으면 경동맥을 건드려 생명까지 위험할 뻔했다는 것.
다행히 경정맥과 경동맥을 비켜나가 생명엔 지장이 없다. 현장에서 지혈한 뒤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과다 출혈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의료진은 안면신경을 건드릴 우려가 있는 민감한 부위인 점을 감안해 전신마취를 권했지만 박 대표가 “약을 써서 의식을 잃고 싶지 않다”고 거부해 국소마취만 했다. 박 대표는 의료진이 권한 진통제도 거부하고 수술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교수는 “현재로서는 육안으로 보이는 흉터가 남게 된다”며 “6개월쯤 지난 뒤 흉터를 없애기 위한 2차 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2주는 지나야 어느 정도 입을 열 수 있고, 말을 자유자재로 하려면 몇 달은 지나야 한다”고 답변했다.
수술 후 잠깐 눈을 붙인 박 대표는 21일 0시 반경 20층 병실에서 의원들과 만나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여러분도 놀라셨겠다”고 겨우 입을 열었으며 살짝 미소를 띠기도 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날 빨대를 이용해 미음을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했다. 수술 부위가 약간 부어올랐지만 경과는 좋은 편이라고 의료진은 전했다. 다만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가족 외에 면회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 김성진 총리비서실장 등 이날 병원을 찾은 인사들도 박 대표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박 대표의 동생인 지만 씨는 20일 밤에 이어 21일 오후 8시 17분경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다시 박 대표를 면회했다. 그는 “낮에 왔을 때 누나가 잠깐 눈을 뜨더니 ‘조카가 보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다시 왔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전날에 이어 다시 병원을 찾았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병원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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