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오늘 서울시장 후보 경선…朴心-李心은 ‘無心’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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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만큼 박빙(薄氷)의 승부가 예상되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까. 여야는 모두 5·31지방선거의 전체 구도와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이번 경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후보들의 마지막 호소=기호 순으로 홍준표(洪準杓·52) 의원과 오세훈(吳世勳·45), 맹형규(孟亨奎·59) 전 의원 등 3명의 주자는 경선을 하루 앞둔 24일 저마다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을 누르고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후보임을 자처하면서 마지막 표 다지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홍 의원은 노무현(盧武鉉) 정권에 맞설 배짱과 투쟁력을 갖춘 후보임을 강조해 경선 현장에서 당심(黨心)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의 장이다. 정권을 심판하고 내년 대선에서 10년 야당 생활을 접고 정권을 탈환하는 데 도움이 되는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은 강 전 장관을 확실히 이길 ‘필승 후보’임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대선에서 두 번 패배한 이유가 뭐냐. 한나라당 지지자들만 갖고 잔치를 벌여 그렇게 된 것이다. 당이 젊어져야 한다. 중간지대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반(反)노무현, 비(非) 한나라당’ 층을 끌어올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맹 전 의원은 수도 분할 저지와 강남·북 통합, 서울의 경쟁력 향상을 이룰 수 있는 ‘준비된 후보론’을 펴고 있다. 그는 “이미지 정치를 선택한다면 이미지와 바람으로 집권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살릴 수 없다”며 “서울시장 준비를 위해 3년을 노력해 온 사람이 후보가 돼야 안정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 경쟁과 당 수뇌부 입장=세 후보는 25일 경선이 치러지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각종 퍼포먼스와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맹 전 의원 측은 역동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한나라당의 상징색이자 국가 번영을 뜻하는 청색 깃발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오 전 의원 측은 하나의 음이 강렬함과 통일성을 준다는 데 착안해 북을 치며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계획이다.

홍 의원 측은 지지자들에게 붉은색 옷을 입고 집결토록 하는 등 ‘붉은 악마’ 콘셉트로 분위기를 띄울 생각을 하고 있다.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 양상과 달리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등 당내 유력 대권주자군은 철저 중립을 강조하며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칫 특정인을 지원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다른 진영으로부터 원성을 살 수 있는 데다, 시장 후보가 결정되고 난 뒤 지원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吳가 상대하기 쉽다”…與의 교란작전?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분주하게 득실 계산을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오 후보보다 맹 후보나 홍 후보가 오히려 버겁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기획위원장인 이광재(李光宰)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상대로는 오 전 의원이 가장 쉽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전 의원은 깨끗한 이미지는 있지만 업무추진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답변이 많더라”고 설명한다.

열린우리당의 경선주자인 강 전 법무부 장관과 이계안(李啓安) 의원도 각각 “맹 전 의원이 식견이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책의 깊이가 있고 국제적 감각도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이런 ‘분석’은 오풍(吳風)에 대한 불안한 속내를 감추기 위한 ‘역정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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