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명박 시장-선모 회장 특수관계”

  • 입력 2006년 4월 16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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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지난 주말 예고했던 '경악할만한 비리'와 관련해 일부 의혹 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16일 한나라당 중요인사의 '비리'를 발표했다.

열린우리당 측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클린선거대책위와 법률구조위 연석회의를 가진 뒤 이런 의혹을 제기해 드디어 '경악할만한 비리'에 대해 입을 열었다는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그 내용은 '일반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다.

당 법률구조위 소속 안민석 의원은 16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소위 '황제테니스' 논란의 핵심 인물이던 선모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장과 경기도의 한 별장에서 파티를 함께 가질 정도의 특수 관계임이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이 시장과 선모 전 회장이 참석한 '별장 파티'는 2003년 10월 경기도 가평군 소재 별장에서 이뤄졌으며, 이 파티에는 30대 중반의 모 대학교 성악과 강사를 포함한 약간 명의 여성들도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초 황제테니스 사건 발생 뒤 첫 해명에서 이 시장은 선 전 회장과 같이 테니스를 친 적이 있을 뿐 잘 알지 못한다고 밝히며 사건 확산을 차단했지만 이들은 특수한 친분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별장파티'와 관련해 "선 전 회장이 여성들을 파티에 참석하도록 주선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이 시장과 선 전 회장은 여흥을 즐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 전 회장과 이달 6일 직접 만나 5시간 대화한 결과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제테니스의 핵심 문제는 선 전 회장과 이 시장과의 관계"라면서 "이번 별장 파티 건을 계기로 두 사람의 특수한 친분관계가 확인된 만큼 검찰에서는 두 사람 관계를 철저히 수사해 황제테니스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우제항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소속 박맹우 울산시장이 선거에 도움을 준 인사를 챙겨주기 위해 이권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울산 문수구장 민간 위탁 및 울산대공원 위탁과 관련해 박 시장이 부정비리에 개입했다는 제보가 있어 대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에 덧붙여 "박 시장이 지난 2002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도움을 받은 사기 전과가 있는 주모 씨에게 이권을 챙겨주기 위해 이권사업에 개입했다는 혐의"라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문수구장의 경우 임대 수익비용이 16억원인데 실제로 민간 위탁낙찰가는 6억7000만원에 불과했고, 울산대공원의 경우 입찰가격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주씨가 사외이사로 있는 회사가 민간위탁 건을 확보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서울시장측은 이날 열린우리당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 시장 측은 이 시장이 '황제 테니스' 논란의 핵심인물인 선모 회장과 '별장 파티'를 함께 가질 정도로 특수관계라는 주장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정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별장 파티'는 없었고 모임의 날짜나 별장 소유 모두 허위"라며 "안민석 의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시장은 "이런 정치공세를 계속해서 시정을 방해하고 이 시장을 음해해서 지방선거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정치공작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며 "2004년 7월 테니스 동호인 모임의 수련회에 가서 저녁에 불고기를 구워먹고 아침에 테니스 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시장은 선 회장과 모르는 사이라고 한 적은 없고 이름을 잘 모른다고 했을 뿐"이라며 "1년반 넘게 테니스를 같이 친 사람을 어떻게 모르는 사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선 회장은 여당 의원들과도 골프를 치고 했다"고 반박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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