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주미대사 "북한의 불법 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

  • 입력 2006년 2월 8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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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李泰植·사진) 주미대사는 7일 북한의 위조달러 제작 문제에 대해 "북한의 불법 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북한은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이 문제에 관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지난해 10월13일 부임 후 처음으로 이날 워싱턴 시내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KEI) 초청 연설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150여 명의 한반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고 이를 북한에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북한 핵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연계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위조달러 제작 논란과 관련한 이 대사의 이날 발언은 한국 정부가 그동안 공식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다소 다른 것이며,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대폭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은 9·19 베이징(北京) 공동성명을 통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면서 "북한은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대로 핵무기 폐기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북한의 불법 활동 문제는 새로운 게 아니고 국제사회가 적절한 절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만, 핵문제는 오래 기다리는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고 핵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역설했다.

한미 동맹관계에 대해 이 대사는 "최근 동요와 조정기를 지나 안정상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관계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한국군 이라크 파병도, 3000만 달러나 되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 성금도, 한미간 전략대화의 시작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중관계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질문에 "한국은 한미관계를 희생하면서 중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반미감정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한국 사회 전체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며 한미동맹 파트너십을 방해하려는 일부 세력의 문제"라고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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