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당국간 회담 개최시기 못정해 남북 장관급회담 폐막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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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6일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의 개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연 종결회의에서 채택한 공동보도문을 통해 ‘군사당국자 회담을 새해 들어 조속히 개최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남측은 회담 첫날인 13일부터 구체적인 개최 시기를 잡으려 했으나 북측 대표단은 “군사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버텼다.

북측 공동보도문의 군사당국자회담 항목에는 남측 공동보도문에는 없는 ‘각기 군사당국에 건의키로 했다’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 대표단은 또 남북 태권도의 ‘통일적 발전’을 위해 세계태권도연맹(남측)과 국제태권도연맹(북측) 간의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키로 하고 이를 공동보도문에 포함시켰다.

남북은 이 밖에 2006년 2월 남북적십자회담 개최와 2006년 2월 말 이산가족 화상상봉, 3월 말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실시에도 합의했다.

한편 북측은 회담 막판까지 방북 인사에 대한 남한 정부의 방문지 제한 철폐를 집요하게 요구했지만 남측 대표단은 이를 거부했다.

북측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등 회담 관계자 10여 명은 회담이 진행 중이던 이날 오전 10시 반경 호텔 로비로 짐을 들고 나와 “방문지 제한 철폐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합의 없이 돌아가겠다”며 남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올해 8·15 민족대축전 당시 북측 당국자들이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묵념을 올린 만큼 앞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남측 당국자나 민간 인사들도 북측의 국립묘지 격인 애국열사릉 등을 방문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서귀포=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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