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나 때문에 대통령께 부담만…”

  • 입력 2005년 11월 8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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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趙己淑·사진) 청와대 홍보수석이 8일 “혼자 비 맞는 대통령이 안쓰러워 비라도 같이 맞겠다고 뛰어들어 왔지만 정작 나 때문에 폭우가 더 쏟아지는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근 워싱턴 출장을 다녀온 조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애국에 관한 단상-워싱턴 출장 보고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께 미국 출장 다녀오겠다고 인사드렸더니 대통령이 ‘잘 다녀오십시오. 일주일은 나라가 조용하겠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수석은 이어 “그 자리에서는 배꼽을 잡고 웃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대통령에게 부담만 주는 참모가 아닌지 자주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자신의 방미 성과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특히 제 IMF 강의에는 바쁘다고 소문난 데이비드 버튼(David Burton) 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강의 후 IMF 관계자들이 ‘객관적인 경제지표가 분명 한국의 경제회복을 암시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렸는데, 한국 언론에서는 좋아하기는커녕 항의를 해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며 “실제로 한국의 경기가 좋아지는 걸 보니, ‘오히려 한국 언론에게 항의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 수석은 ‘사족’이라며 자신이 주최한 만찬에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불참해 행사에 김이 빠졌다고 한 국내 언론의 칼럼에 대해서도 “소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초청 만찬을 개최한 적도 없고 6자회담을 앞둔지라 힐 차관보의 불참은 이미 양해가 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몰상식한 칼럼을 쓰는 것이 과연 애국인지 의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최근 “조기숙 홍보수석과 국정홍보처는 ‘대통령의 기쁨’을 위해 존재하는 양대 기관”이라며 국정홍보처 폐지와 함께 조 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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