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정치권” 서울중앙지검 3차장 쓴소리

  • 입력 2005년 7월 1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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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박한철(朴漢徹·사진) 3차장이 정치권의 무책임한 의혹 제기와 책임 떠넘기기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특수부, 마약조직범죄수사부, 금융조사부 등을 이끌며 대형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 박 차장은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 개발 의혹 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 투자 의혹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박 차장은 13일 비공식 브리핑에서 “정치권 등이 일단 의혹을 제기한 뒤 검찰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떠넘기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국회 국정조사 등을 통해 먼저 정책적인 문제점과 대안 등을 논의한 뒤 검찰에는 사법처리할 부분만 넘겨야 한다”며 “설익은 의혹을 제기한 뒤 검찰에 넘겨 놓고,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 비난하고…, 얼마나 무책임한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작심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일이 몇 년 동안, 과거 정권이나 현 정권에서 똑같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한 단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를 하고 나면 또다시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들여 특검을 한다. 이게 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치권에서 먼저 정책 판단의 타당성, 국정운영 시스템 등을 점검한 뒤 검찰은 그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있는지만 가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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