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청장, 6·15방북단 만찬서 北전쟁영화 주제가 불러

  • 입력 2005년 6월 16일 03시 25분


‘6·15 통일대축전’ 당국대표단 일원으로 방북 중인 유홍준(兪弘濬·사진) 문화재청장이 14일 저녁 박봉주(朴鳳柱) 내각총리가 주최한 만찬에서 ‘북한판 007’로 널리 알려진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주제가를 불러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평양 만수대 예술극장 연회장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에서 유 청장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북측 김수학 보건상의 요청에 따라 테이블에서 일어나 즉석에서 북측 노래를 불렀다.

이날 유 청장은 1990년대 말 한 달 동안 문화유산 답사차 북한에 체류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북측의 시와 영화 등을 주제로 북측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유 청장이 당시 북측 안내원이 즐겨 불렀던 ‘이름 없는 영웅들’이라는 영화의 주제가를 말하자, 김 보건상이 “한번 불러 보시라”고 청했다는 것.

유 청장이 기억을 더듬으며 “남모르는 들가에/남모르게 피는 꽃/그대는 아시는가/이름 없는 꽃”이라며 1절을 부른 뒤 2절 도입부에서 기억이 흐려졌는지 노랫말을 얼버무리자 북측 대표단 중 한 명이 일어나 “거치른 들판 우에/아련히 피어나는/그대는 아시는가/이름 없는 꽃”으로 이어지는 2절을 완성했다.

북한의 예술잡지 ‘조선예술’(1980년 12월호)에 따르면 월북 미국인 찰스 젱킨스 씨가 이 영화에 칼 스미스라는 미8군 소속 방첩장교로 출연했다.

:이름없는 영웅들:

북한의 대표적인 전쟁 첩보영화로 20부에 걸친 대작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6·25전쟁 중 북한 스파이들이 영국 국적의 기자와 미8군 소속 첩보원으로 활약하면서 전쟁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이다.

평양=공동취재단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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