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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2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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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국정원 과거사진상규명작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시민단체와 밀접하게 교감할 수 있는 재야 변호사 출신의 고영구(高泳耉·사진) 원장이 훨씬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에 교체 인사가 미뤄져 왔다.
권 보좌관은 육사 19기 출신으로 국군정보사령관, 국정원 1차장을 지낸 정보통이다. 지난해 1월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에 기용된 뒤 1년 5개월 동안 청와대에서 근무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도 밝다. 권 보좌관은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같은 서울 용산고 출신이기도 하다. 또한 충남 금산 출신이어서 지역적으로는 이 총리,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빅3’를 충청 출신이 석권하는 결과가 된다.
11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권 보좌관은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에 노 대통령으로부터 내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는 권 보좌관이 국정원장으로 자리 이동을 하게 됨에 따라 외교안보 라인의 변화와 함께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난달 20일경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고 원장의 사퇴 배경을 둘러싸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국정원 과거사 진상규명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내부의 반발과 시민단체 쪽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여권 내에서는 국정원이 최근 불거진 행담도 개발사업 문제를 미리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정보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의혹사건과 관련해 2004년 7월 국정원 직원들이 김세호(金世浩) 당시 철도청장과 우리은행장 간의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난 게 문제가 됐으리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 원장이 적절한 시점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다”며 예고된 사퇴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고 원장 후임 인선 문제를 지난해 말부터 은밀히 검토해 왔고 한때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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