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자카르타 외교戰’…李총리 “진실성 있어야” 질타

  • 입력 2005년 4월 22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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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이해찬 국무총리(오른쪽)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은 10여 분간 환담했으나 남북간 현안에 대해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자카르타=연합
“반갑습니다”
이해찬 국무총리(오른쪽)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조우했다. 두 사람은 10여 분간 환담했으나 남북간 현안에 대해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자카르타=연합
반둥 비동맹회의 50주년을 기념해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과거사 및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전이 치열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 지역 42개국 정상급 인사들을 포함해 총 100여 개국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진실만이 과거를 평안하게 할 수 있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일본의 과거사 청산 노력 미흡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국제회의 석상인 만큼 일본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20세기 식민통치의 과거를 가진 국가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과거를 미화하고 잘못을 은폐한다면 그 과거가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것”이라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질타했다.

특히 자신에 앞서 기조연설을 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사과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과거에 대한 반성에는 진실성이 있어야 하며 또 반드시 실행돼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50분경 회의 장소의 대기실에서 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우(遭遇)해 10여 분간 환담했다.

이 총리는 “남북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독도에서의 해상 학술토론회와 고구려 고분 벽화 보존을 위한 공동조사에 합의한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자카르타=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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