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6자회담 영원할 수 없다…北거부땐 다른방법 모색”

  • 입력 2005년 3월 16일 18시 00분


주한 미국 대사인 크리스토퍼 힐(사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내정자는 15일 6자회담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며 북한이 계속 회담을 거부하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힐 내정자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6자회담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옳은 형식이라고 믿으며 우리는 여기서 진전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힐 내정자는 “우리(미국과 한국)는 북한에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으며 북한은 한미 간의 이런 차이를 이용하려 한다”며 북한의 2·10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 이후 한미 간에 견해차가 있음을 시인했다.

이어 그는 “한미 양국이 매우 긴밀한 접촉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반도에 있기 때문에 사물을 보는 시각이 우리와 약간 다르다”고 덧붙였다.

또 힐 내정자는 6자회담이 동아시아 지역 안보기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이 이 기구에 참여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국가간 갈등을 다루고 다른 나라의 선거 감시활동을 해 왔다”면서 아시아에도 이런 기구가 만들어져 긴급한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힐 내정자와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담당 대사는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포괄적 비핵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 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한편 아시아 6개국 순방 길에 오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첫 방문국인 인도로 가는 도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은 미국과 따로 만나 (6자회담 외의) 별도 거래를 하고 싶어 하지만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북한은 2년 전만 해도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논의했으나 (지금은) 이웃 나라들로부터 점점 더 고립돼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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