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의원 “유시민이 神이냐? 맞장 한번 떠?”

  • 입력 2005년 3월 14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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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청래, 유시민, 문희상 의원. 동아일보자료사진.
왼쪽부터 정청래, 유시민, 문희상 의원. 동아일보자료사진.
“유시민만이 정의일까요? 유시민은 아무 흠결이 없을까요? 그 흠결을 다 말할 까요? 그리고 그것에 대해 공방을 할까요?”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를 앞두고 개혁진영이 분열하나.

열린우리당 국참연 소속의 정청래 의원이 12일 새벽 친노사이트 서프라이즈에 ‘유시민이든 누구든 할 말을 할까요?’라는 글을 올려 참정연 소속 유시민 의원과 지지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 글에서 “요즘 인민재판이 횡행한다”며 “서프라이즈에서 벌어지는 유시민 지지자들의 네거티브 전략에 이런 저런 비애를 느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 의원은 “유시민을 지지하면 선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이라는 식의 선동에 모든 누리꾼들이 숨을 죽여야 하느냐”며 “유시민만이 옳은지 그는 모두 옳은 일만 했는지 흠이 없는지 제가 유 의원과 맞장 한번 뜰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유시민만이 개혁인지 무오류의 예수 같은 신인지, 제가 알고 있는 유시민의 오류를 한번 이야기 해 볼까요”라고 거듭 묻고는 “익명을 이용해 뒤에서 정치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하는 비겁한 글쓰기의 중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글의 말미에 “할말 있으면 전화하라”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기기도 했다.

정 의원의 글이 오르자 유시민 의원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의 비난 글이 줄을 이었다.

“나이도 젊은 국회의원이 벌써부터 당파적 이해관계에 눈이 멀었다.”, “인민재판이라니? 당장 사과하라.”

이런 반응을 예상한 듯 정 의원은 12일과 13일, 14일에 걸쳐 모두 5개의 글을 잇달아 올리고 “익명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죽이다보면 유시민도 그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유시민 빼고 다 틀렸다는 식이면 종당에는 유시민인들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 당의장 출마이후 서프라이즈 누리꾼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문희상 의원을 변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나는 문희상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문 의원이 여러분의 마음에 안들어도 그분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고 사석에서 들어보면 노 대통령의 수평적 리더십에 감동을 받은 분”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이어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개혁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점을 거론하며 “후보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켜 그것을 전파하고 지지하는 포지티브한 선거운동을 하자”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요즘 서프라이즈 분위기는 누구를 띄우기 위해 누구를 욕하는 글이 많아 우려스럽다”면서 “(국회의원들이) 여기에 올 맘을 먹다가도 익명으로 공격하는 댓 글 때문에 오기를 꺼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유 의원의 ‘개혁성 흠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초 열린우리당의 임시 집행위원회 구성 건을 예로 들며 “1월4일 몇몇 정파만 심야에 모여 임시 집행위원을 선정했다”며 “다음날 저와 임종인 의원, 서영교 중앙위원이 ‘이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유 의원은 동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후 유 의원에게 ‘어젯밤(4일)에 갔었냐’고 물었더니 ‘그러니까 세력이 있어야지. 세력이 없으니까 안 부르지’라고 말하더라”면서 “이런 중앙위원회의가 바람직한가, 이것이 정당민주화고 정당개혁인가”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의 글은 ‘유시민 당의장 만들기’에 나선 서프라이즈 누리꾼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곳 토론장에는 “유시민 의원에게 오류가 있다면 변죽만 올리지 말고 제대로 말하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국참연에서 누굴 지지할지 궁금하다”, “정청래가 유시민을 안고 논개처럼 강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모양이다”는 비난 글이 빗발치듯 올라오고 있다.

반면 “일부 유시민 지지자들은 안티보다 유시민을 더 곤경에 빠뜨리는 경향이 있다”, “서프라이즈가 결집할수록 유 의원의 적만 늘어간다”는 의견도 꾸준히 올라오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 정청래 의원은 누구?

친노 외곽단체인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초대 대표였던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탄핵돌풍을 타고 17대 국회(마포을)에 입성했다.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당 외곽단체인 ‘국참연’ 멤버로 활동하고 국보법 폐지투쟁과 신문법 개정을 주도하는 등 제도권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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