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후폭풍]與 강경파 “농성 안풀겠다” 지도부에 반발

  • 입력 2004년 12월 22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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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책임져라”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2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4자회담 협상 결과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강경파와 온건파 간에 고성이 오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임종인 의원(왼쪽)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김경제 기자
“지도부는 책임져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2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4자회담 협상 결과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강경파와 온건파 간에 고성이 오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임종인 의원(왼쪽)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김경제 기자
임시국회가 22일 정상화됐다. 10일 소집된 지 13일 만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등에 참여했다.

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2일 양당 지도부가 전날 4인 대표회담을 통해 합의한 대로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4인 대표회담 결과 때문에 심한 후폭풍에 시달렸다. 4대 법안을 ‘합의처리’하기로 한 데 대해 당내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당 홈페이지엔 ‘지도부 사퇴’ ‘당원 소환’을 주장하는 당원들의 글이 올랐다.

그동안 4대 입법의 연내 관철을 요구하며 농성해 온 강경파들은 이날 4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합의문은 항복문서나 다름없다”며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4자회담 잘 끝냈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오른쪽)가 22일 국회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중진연석회의에서 전날 열린우리당과의 4인 대표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미소 짓고 있다.-전영한 기자

조경태(趙慶泰) 의원은 “다수결의 원칙을 배제하고 있는 합의 결과는 무효”라고 반발했고,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29일 본회의 전날까지 상임위에서 4대 법안 처리가 안 되면 직권 상정이라도 한다는 원칙을 세우라”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유기홍(柳基洪) 의원은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주장하며 감정에 북받쳐 흐느끼기도 했다. 김태홍(金泰弘) 의원은 “국보법 폐지를 위해 31일 밤 12시까지 밥을 굶더라도 싸우겠다”고 말했다. 강경파들은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이 의장은 “협상을 하면 여당은 보따리를 푸는 입장이고 야당은 조금이라도 얻어가려 한다”며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 이번 국회는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했다”고 이해를 구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로써 법안들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연말까지 최대한 성과를 내도록 받쳐 달라”고 단합을 호소했다.

또 이용희(李龍熙) 의원은 “협상은 원래 주고받는 것”이라고 했고, 한명숙(韓明淑) 의원은 “지금은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하는 등 중진들이 나서서 지도부를 엄호해 격앙된 분위기를 가까스로 가라앉혔다.

열린우리당은 상임위 활동을 통해 국보법을 비롯한 4대 법안과 민생 경제관련 법안을 연내에 통과시키는 데 당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견해차가 여전히 큰 상태여서 쟁점 법안들이 순조롭게 처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상당수 의원들이 “30일 (4대 입법 처리에 관한) 성적표를 보고 얘기하자”고 벼르고 있어 법안 처리 상황에 따라서는 당의 내홍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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