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싱가포르 정상회담▼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6개국(초청국 포함) 정상이 참석한 ASEAN+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지금의 ASEAN+한중일 체제를 제도화해 유럽연합(EU)과 유사한 형태의 동아시아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28일 저녁 전격적으로 일정이 잡혔다. 28일 김현종(金鉉宗) 통상교섭본부장과 림흥키앙(林勳强) 싱가포르 통상산업장관간의 회담에서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최종 타결됐기 때문.
두 정상은 29일 오후 2시8분경 ASEAN+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비엔티안 국제무역박람회장에서 15분간 만나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노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서울에서 출발할 때에는 한참 뒤에 타결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여기에서 타결됐다”며 활짝 웃었고, 리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양국 장관들이 아주 열심히 일했다”고 화답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이날 오전 8시반경부터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북한 핵문제뿐 아니라 최근 국제 환율의 급격한 변동 문제가 긴급 의제로 제기됐다.
환율 문제는 노 대통령이 강하게 제기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적극 호응했다. 최근의 환율 문제가 한국의 원화와 일본 엔화의 급격한 절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 정우성(丁宇聲) 대통령외교보좌관은 “당초 환율문제는 사전에 논의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3국 정상이 이 문제를 거론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환시장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노 대통령이 먼저 2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있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밝힌 얘기를 자세하게 설명한 뒤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국과 일본의 노력을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이 지금까지 상황 관리에는 많은 기여를 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에 있어서는 만족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6자회담의 협상 테이블에 나와서 현안을 논의함으로써 실질적 진전을 도모해 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북핵 문제는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중요한 문제다. 중국의 입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이다. 6자회담이 지금까지 중요한 진전을 계속해 왔으나 많은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며 대북한 설득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부시 대통령과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비엔티안=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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