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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0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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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29일 열린우리당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주한미군 감축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과정의 일환인 만큼 우리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갖고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부부와 형제간에도 갈등이 있는데 어떻게 무조건 (미국을 따라서) 앵무새처럼 얘기를 하겠느냐”면서 “당장 힘의 우위를 부정하며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에 맞서듯 자기 힘을 모르고 강자에게 대항하는 것)할 수는 없으나, 대등한 관계로 나아가는 과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는 상당히 부담되는 안보환경에서 출범했다”며 “북한 핵 위기 고조, 이라크 파병, 한미동맹 재조정, 용산 미군기지 이전 및 미2사단 재배치, 주한미군 감축 제의 등 5∼10년 만에 한번 정도 일어날 일들이 한꺼번에 터져 ‘안보의 IMF(국제통화기금)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용산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각고의 노력으로 미국과 팽팽한 협상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선택)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미국측의) 말을 테이블 밑으로 내리기 위해, 지지층의 반대라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이라크 1차 파병을 결정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으나 당초 파병 목적이 바뀌기는 어렵다. 정부의 어려움에 당이 함께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미국에 굴욕, 굴종했다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경 추가 파병 규모가 사단급이라고 보도되기도 했으나, 정부의 판단은 3000명 선이어서 내가 ‘2000∼3000명이 적정하다’는 표현을 쓴 것이 논란이 됐다”며 “당시 미국측의 반응도 처음에는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6자회담 개최지와 관련해 “우리가 ‘서울이나 제주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여러 가지 정치구도상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계속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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