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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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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안북도 용천군 용천역 열차 폭발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가 1300여명에 이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3일 많은 시민들은 놀라움과 함께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몇몇 시민단체는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는 등 벌써부터 구호와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고, 각계 인사들도 “정부는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함께 인도적인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발적 구호 움직임=대북지원민간단체협의회 산하 30개 단체는 24일 오전 10시 긴급 대표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 협의회에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한민족복지재단 월드비전 국제기아대책기구 굿네이버스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등이 속해 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는 “사안이 매우 긴급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며 “구체적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모금과 구호를 위주로 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제8회 ‘정일형 이태영 민주시민상’의 민주통일상 부문을 수상한 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金亨錫) 사무총장은 상금 500만원으로 화상치료약을 구입해 24일 북한을 방문하는 이 재단의 중국 선양(審陽)사무소 이홍우 소장 편으로 북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재단은 앞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모금운동을 벌여 의료품과 식량 등 인도적 물품을 구입해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도 “국제적십자사 동아시아 대표부에서 북한 현지사정을 파악하고 있으며 구호요청이 올 경우 혈액 지원을 포함해 전폭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구호 전문단체 굿네이버스의 박현홍(朴炫泓) 대북협력팀장은 “26일 평양에서 북한측과 구호 문제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탈북자들을 위한 구호활동을 주로 해온 ‘좋은 벗들’의 이승룡(李承龍) 평화인권부장은 “용천이나 신의주가 고향인 탈북자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급한 대로 식량과 의료품 등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계 반응=시민들과 네티즌들도 정부에 적극적인 구호를 촉구했다. 동아닷컴(www.donga.com) 게시판과 통일부 자유토론방 등에는 ‘이념을 떠나 정부 또는 민간차원의 대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라’(voxdonga) ‘늦게 가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빨리 구조대를 파견해야 한다’(황영식)는 등의 글이 이어졌다.
구호활동도 중요하지만 북한 동포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파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高桂鉉) 정책실장은 “인도적 지원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단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인도적인 도움이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김연철(金鍊鐵) 교수는 “피해가 큰 것 같은데 긴급구호 차원의 식량 지원 외에 사고지역 복구, 도시 재건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양승함(梁勝咸) 교수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정부가 먼저 제의하는 것이 앞으로 북한 핵문제 등 현안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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