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혁단체, 총선반응 엇갈려

  • 입력 2004년 4월 16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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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다음날인 16일, 그간 당·낙선운동을 벌여온 각계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진보 진영은 "국민 개혁 의지의 승리"라며 자축하는 반면, 보수 단체들은 기대와 다른 결과에 다소 씁쓸해하는 분위기. 탄핵정국에 대해서도 여전히 대립된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양 진영 모두 이번 총선을 계기 삼아 여당은 제1당으로서 상생의 정치를, 야당은 건전한 보수 세력으로 재탄생할 것을 주문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야당은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총선시민연대'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낙선대상자 206명 중 129명(62.6%)이 떨어져 낙선운동에 국민적 심판의지가 충분히 반영됐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총선연대는 "탄핵찬성 사유만으로 포함된 100명을 제외하면 73.6%가 낙선했다"면서 "낙선대상자가 대거 포함됐던 야당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근종 총선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탄핵정국은 헌재의 결정까지 갈 것도 없이 정치권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탄핵소추안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탄핵소추안 사유로 포함된 100명의 낙선 비율은 51%에 그쳐 총선연대 측이 주장한 "국민이 탄핵반대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는 유보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총선물갈이 국민연대'의 김정훈 정책팀장은 "당선 지지자 54명 중 23명(42.6%)이 당선됐다"면서 "정치권은 국민의 개혁열망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총선 승리에 취하지 말라=보수단체 '바른선택 국민행동'이 발표했던 낙선대상자 60명 가운데 떨어진 사람은 모두 18명. 30%의 낮은 적중률에 국민행동 측은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국민행동은 "야 3당 모두 박풍(朴風)과 노풍(老風)에만 기댄 채 과거 수구적 행태를 버리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여당 역시 인물과 정책 대결은 없이 탄핵 문제만을 두고 감성정치를 일삼았다"고 평가했다.

국민행동의 박찬성 대표는 "정당지지도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근소한 차이는 국민들이 모두 탄핵에 반대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탄핵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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