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후보감별법]“바람에 기대면 껍데기 후보”

  • 입력 2004년 4월 4일 18시 39분


“구체적인 비전 제시 없이 중앙당의 주장만 반복하는 후보는 한마디로 내용 없는 사람입니다.”

열린우리당 김성호(金成鎬·사진) 의원은 4일 자신의 철학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구체적 아이디어 없이 탄핵 반대나 박근혜 바람, ‘노풍(老風)’ 등에 기대어 선거를 치르려는 후보는 ‘껍데기’ 후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싸고 ‘중앙당 의존형’ 여당 후보나 ‘중앙당 전가(轉嫁)형’ 야당 후보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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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어쩌고 하며 당 차원의 얘기밖에 못하는 여당 후보도 실체가 별로 없는 후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탄핵역풍을 모면하기 위해 ‘당 지도부가 잘못 결정한 당론에 어쩔 수 없이 따랐을 뿐’이라며 발뺌하는 야당 후보도 마찬가지죠.”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인 만큼 후보 자신의 판단과 해당분야의 업적이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실제 4년 전 지역주의 바람에 기대어 영호남에서 당선된 여야 의원 중 의정활동 성적이 좋은 의원이 얼마나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 자신도 16대 총선 당시 ‘386 바람’에 편승해 쉽게 당선됐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386임을 내세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80년대에 대학교를 다녔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마치 내가 386의 전형인 양 행세하며 386 바람을 활용한 거죠.”

이곳저곳 기웃거린 전력을 명함에 잔뜩 적어 넣는다든지, 특정분야 단체 이름을 거론하며 사회참여 경력을 강조하는 후보의 상당수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특히 그는 구체적인 정책 제시 없이 ‘개혁’ ‘발전’ ‘혁신’ ‘화합’ 등 추상적 구호를 앞세우는 후보일수록 준비되지 않은 ‘바람의존형’으로 보면 된다고 결론지었다.

언론인 출신인 김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 때 서울 강서을에서 당선된 뒤 북파공작원 보상법안 제출에 앞장서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벌였으나 당내 후보경선에서 패하자 승복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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