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6자회담]美 “核해결땐 관계정상화” 의사 비쳐

  • 입력 2004년 2월 25일 18시 51분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이 25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내 팡페이위안에서 시작됐다. 각국 대표단은 첫날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 데 이어 본격적인 양자접촉에 들어갔다.   -AP 연합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이 25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내 팡페이위안에서 시작됐다. 각국 대표단은 첫날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 데 이어 본격적인 양자접촉에 들어갔다. -AP 연합
2차 6자회담 첫날인 25일 회담장인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주변에선 한때 북한이 공개 인사말에서 꺼내 든 ‘신축성’이란 표현을 놓고 희망 섞인 전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북한이 곧바로 핵심쟁점인 고농축우라늄(HEU)의 존재를 거듭 부인해 섣부른 낙관론은 곧 진정됐다.

6개국 대표단은 이날 댜오위타이 17호관인 팡페이위안(芳菲苑)에서 4시간 동안 기조연설문을 통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양보 없는 미국과 북한=미국은 기조연설을 통해 “일체의 북한 핵을 용납 못한다”는 대원칙을 재확인했다. 또 북한의 플루토늄은 물론 북한이 “미국의 조작”이라며 부인하는 HEU 핵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불가침의사도 다시 한번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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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런 입장을 기조발언, 양자접촉, 만찬석상 대화를 통해 북한측에 일관되게 설명했다. 다만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국영 CCTV를 통해 생중계 된 인사말에서 “핵문제 해결은 당사자간 쌍무문제 해결 및 6개국 관계정상화의 전망을 열어준다”고 밝힌 대목은 북한이 희망해 온 북-미 관계정상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기조연설에서 우라늄핵에 대해선 “미국의 조작”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할 순 없다”고 버텼다.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회담분위기에 대해 “냉정하고 실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중재역할한 한국과 중국=한국 대표단은 북한과 미국의 시각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이 차관보는 이미 공개한 한국식 3단계 해법에 이어 북한의 안전보장을 위한 3단계 절차(2차회담에서 구두로 안전보장-정식 공동선언 통한 잠정적 안전보장-완전 핵폐기 후 항구적 안전보장)를 제시했다. 그는 “참가국 가운데 제일 구체적인 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략은 “각국에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겠지만, 포용적으로 공통점을 찾자”는 말에 잘 담겨 있다.

주최국인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유지했다. 그러나 북-미간 시각이 엇갈리는 우라늄핵 문제에 관해선 원칙적인 우려 외엔 어떠한 평가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문제 관심 둔 일본, 역할 줄어든 러시아=일본의 최대관심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인사말에서 “핵문제 해결과 함께 북-일 양국간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자”고 말했다. 북한핵 해법은 미국의 강경원칙 기조를 따르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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