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직대통령 초청 만찬 "전 국민의 대통령 돼야"

  • 입력 2004년 1월 14일 0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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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저녁 김대중(金大中)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에는 못 모셨다. 새해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인사드리면 국정이 잘 될 것”이라며 “잘 하도록 많이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농촌 출신 의원들의 반대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아무리 지역구 상황이 중요하지만 의원들이 FTA를 반대하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 전 대통령은 “FTA를 위하여”라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은 “내가 청와대를 떠난 지 2월이면 17년째가 된다”며 “대통령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보호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자신의 추징금 논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받아 노 전 대통령은 “여당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여야와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여야와 정쟁에 초연하고 경제전문가를 만나 살아야 할 길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을 마무리할 즈음에 “곧 모시고 고속열차를 한번 시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전직 대통령들은 “좋습니다. 불러 주십시오”라고 답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부터 1시간40여분간 진행됐으며 만찬장에는 포도주가 3병 들어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 김영삼(金泳三)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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