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北美 직접대화 나서라”…퇴임 후 첫 북핵문제 언급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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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20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과 국제적 진출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6자회담이 유용하지만 핵심은 여전히 북-미간의 대화와 합의”라고 언급해 북-미간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東京)대에서 ‘동북아의 신세기’를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퇴임 후 처음으로 북핵 문제 해법에 관해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6자회담이 열리고 미국과 북한 모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해결 전망이 확실한 것만은 아니다”며 “6자회담 참가국은 공정하고 성의 있는 자세로 대화의 성공과 그 결과에 대한 공동보장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지 W 부시 현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간접 비판했다.

그는 “빌 클린턴 미 행정부가 북한과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데 합의했는데 부시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와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중인 2002년 2월 방한한 부시 대통령에게 남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역설했을 때 부시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고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 대화하겠다.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자택 서재에서 촬영한 18분짜리 영상 메시지에서 “동북아에서 이루려는 모든 꿈의 실현은 한반도 평화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 증진은 남북한 7000만명의 안정과 번영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에도 안정과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초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지역연구기획교류센터와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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