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독자적 사단 지휘”, 韓 “전투병 비율 확대 검토”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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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라크 추가파병을 위한 미국과의 후속 협의에서 파병 규모는 3000명선을 유지하되, 파병부대의 편성에 있어서는 유연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8일 “미국과의 협상에선 우리 파병부대의 보호임무 외에 영외에서의 치안유지를 담당할 보병을 어느 정도 포함시킬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보병의 구성비율을 상당부분 높이는 방안을 포함해 유연성을 갖고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측은 우리 파병부대가 총 3700명 규모(이미 현지에 파병된 서희 제마부대 포함)라도 비전투병 위주일 때에는 독자적으로 다국적 사단을 이끌기 어렵다는 입장을 알려왔다”며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비율을 조정해 독자적인 사단 지휘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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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현재는 파병 규모에 관해서만 (미국과) 논의된 상태이며, 세부적인 파병부대의 구성 문제는 결정된 게 없다”면서 “현재 공병은 다소 여유가 있지만, 의무부대는 여유가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7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결렬된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협상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미국은 용산기지의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를 경기 오산 평택으로 함께 옮기겠다는 구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이 방향으로 협의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9월 초 한국에 이라크 추가파병을 요청하기 직전에 외교안보 부처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내부회의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는 한국에 파병을 요청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들이 한국 내부의 반미 움직임과 청와대의 기류 등을 감안해 파병을 요청할 경우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한국에 파병요청을 하지 말자고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의회에서 ‘미군 3만7000명이 주둔하고 있는 동맹국인 한국에 왜 파병요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마지못해 파병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 행정부 밖에서는 주한미군 3만7000명 가운데 1만명 정도를 빼서 이라크로 보내지, 왜 복잡하게 일을 하고 있느냐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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