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병 이라크 파병]후세인 정권 핵심인물들 다수 은신

  • 입력 2003년 10월 1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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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추가 파병될 이라크 내 주둔지로 바그다드 북쪽 400km 지점의 모술이 거론되고 있다.

니나와주의 주도인 모술은 대규모 유전과 터키행 송유관 등이 있는 북부지역 경제 중심지.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에 이어 이라크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1939년 북부 교외에서 유전이 발견된 후 석유개발 기지 및 터키 시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요지로 발달했다.

인구도 빠르게 늘어 1987년 66만5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74만명으로 추산된다. 터키와 갈등 관계인 쿠르드족이 원주민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사담 후세인이 줄곧 아랍족 수니파를 이곳으로 이주시켜 지금은 아랍족이 과반수다. 따라서 후세인으로서는 고향 티크리트에 이어 든든한 ‘기댈 곳’이다.

이 때문에 후세인 치하 핵심 인물들이 전후 이곳에 많이 숨었다. 7월 후세인의 두 아들이 이곳에서 사살됐고, 타하 야신 라마단 전 부통령, 하심 아흐마드 알 자부리 전 국방장관 등이 이곳에서 미군에 잡혔다. 이슬람 테러조직 ‘안사르 알 이슬람’ 간부 오소 하우레리도 후세인 잔당의 보호 속에 숨어 있다가 14일 이곳에서 붙잡혔다.

1일에는 수백명의 실직자 시위대가 모술시청 앞에서 시위 도중 후세인 지지 구호를 외쳤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런 이유로 모술에서는 전후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미군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가장 많은 곳은 수도 바그다드 지역으로 56명(이하 7일 기준)이며 모술은 10명이다.

모술에서는 9월 25일 이라크인들의 공격으로 미군 7명이 부상했으며 전날에는 ‘선정적인 영화’를 상영한 극장에 대한 공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10월 1일의 시위 이후 모술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10월 이후 미군에 대한 공격이 일어났음을 알리는 외신은 거의 없다. 9일 한국을 찾은 알리 알라위 이라크 과도정부 통상장관은 “모술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며 “한국군이 교전을 치를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초부터 세 달간 모술의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에서 활약했던 정용칠 외교통상부 아중동심의관은 “5월만 해도 모술은 어수선했지만 지금은 안정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이라크에서 과도통치위원회 안보위원을 만났다”며 “‘이라크인들은 미군과 영국군을 점령군이라고 인식하지만 한국은 좋게 인식하고 있다. 한국은 이라크 인프라 건설에 이바지한 나라’라고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알 카에다 등 이미 이라크에 조직원을 잠입시킨 테러조직들은 미군 영국군 외의 외국군에 대해서도 공격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이라크인들의 민심 변화에 따라 외국 주둔군이 감당해야 할 위험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유엔사무소가 5월 15일부터 9월 24일까지 미군 영국군과 유엔 등 국제기관, 이라크 경찰 등에 대한 공격 횟수를 조사한 결과 5월에는 5.1건(이하 하루 평균), 6월 9건, 7월 9.8건, 8월 7.7건이었으나 9월에는 23건으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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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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