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4년뒤 대장 계급장도 달아주고 싶다”

  • 입력 2003년 10월 17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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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러분의 대장 진급 계급장도 달아줬으면 좋겠다.”

재신임 국민투표를 전격 제안한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임기까지 하고 싶다’는 뜻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새로 중장으로 승진한 육군과 공군 장군 10명에게 계급장을 달아준 뒤 환담하는 자리에서 “어찌됐든 내가 임기를 무사히 마친다고 보면 오늘 중장으로 진급한 사람 중에 대장으로 진급할 분도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이 “진급 연한이 4년이니까 가능하다”고 대답하자 노 대통령은 “그러면 내가 여러분의 대장 진급 계급장도 달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인사말 도중에 “어찌됐든 내가 임기를 무사히 마친다고 보면…”이라고 가정법을 쓰자 간담회장에서는 잠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가벼운 농담조로 말했지만 재신임을 꼭 받아 임기를 채우고 싶다는 뜻으로도 들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임기 중에 그만 둘 수 있다는 착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마음을 비우니까 저런 농담도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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