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관전기]장훈/일부의원 전문가적 질의 돋보여

  • 입력 2003년 10월 1일 19시 08분


언론으로만 접했던 국정감사 현장의 실제 모습은 나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일서울, 대전, 전북 익산의 지방국토관리청에 대한 국회 건설교통위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의원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질의와 답변은 판에 박힌 내용들로만 가득 채워졌다.

3조원이 넘는 예산을 담당하는 이들 기관에 대한 감사를 지켜보면서 나를 포함한 국민이 낸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의원은 이미 다 알려진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데 급급했다. 지방국토관리청이 이전부터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정작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은 도출해내지 못했다.

질문 방식은 ‘고압적’이었다. 피감기관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으려 하기보다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라는 답변을 주문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피감기관의 충실한 답변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날 감사에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가 아예 빠져 있었다.

건국 이래 최대 국가사업이 될 신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대책이나 준비상황을 언급하는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또 정보화 세계로 나아가는 시점에 각 지방국토관리청의 정보화 사업 준비태세에 대한 지적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의원의 질의는 관심을 끌었다. 김덕배(金德培·민주당) 의원은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교량의 설계기준은 내륙의 교량과는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수와 해풍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으로 전문가가 아니면 지적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김영환(金榮煥·민주당) 박승국(朴承國·한나라당) 의원은 터널 내 조명의 문제점을 지적해 일반 시민의 실질적인 안전에 도움을 주었다고 본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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