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핵 해결, 타협과 양보 필요하다

어제 끝난 베이징 6자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모든 참가국이 북한 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북한과 미국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협상의 토대는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회담이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되고 6자가 계속 만나기로 합의한 것도 다행스러운 결과다. 각국은 이번에 제시된 다양한 방안을 냉정하게 분석해 2차회담에서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북핵 위기 해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6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묵시적 합의를 했다. 북한은 특히 남한은 물론 한반도 주변 4강까지 한목소리로 핵무장에 반대하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북한은 국제여론에 순응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타협과 양보다. 북한과 미국이 각각 ‘일괄타결 동시행동’과 ‘선(先) 핵포기’를 고수한다면 타결은 어려워 보인다. 양측은 적절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중국이 제시한 대로 ‘공통점은 찾고 다른 것은 남겨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북한과 미국이 회담에 동참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해법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회담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함으로써 상대방을 자극하는 일도 삼가야 한다. 베이징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2차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확정하지 못했고 공동발표문도 만들지 못했다. 견해차를 부각시키면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만 손상된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6개국의 기조발언을 공개하고 “미국이 다음 회담의 전망 자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한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북핵 사태를 풀어야 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