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전시 ‘움직임의 유산’을 관람하고 있다. 2025.12.05. 사진=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40% 상당 꺾이고 말았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로 낮췄던 한국 차 관세를 최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올해도 현대차는 극심한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됐다.
현대차는 29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매출이 역대 연간 기준 최대인 186조25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차(HE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호조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 등의 영향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기아와 합산하면 매출액이 무려 300조3954억 원에 이른다. 양 사 합산 매출액이 3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글로벌 판매 대수는 전년과 비슷한 413만8389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감소했다. 특히 이 중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7조3590억 원으로 33.6%나 급감했다.
영업이익 급감의 주된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자동차에 부과한 품목관세 부담이었다. 지난해 4월 3일부터 10월 말까지 7개월간 한국산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적용됐다. 지난해 11월부터 관세 15%가 적용됐지만 이미 25% 관세율로 미국에 들여온 재고가 쌓여 있었던 까닭에 4분기에도 관세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9% 급감한 1조6954억 원에 그쳤다.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대로 내려온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있던 2022년 3분기(7~9월) 이후 처음이다. 당초 분기 영업이익이 2조5000억 원에서 3조 원 사이일 거란 투자 시장 전망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가 미국 관세로 인해 입은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 1조4610억 원 등 연간 4조1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날(28일) 실적을 발표한 기아의 손해(3조930억 원)까지 합치면 현대차·기아가 관세로 인해 본 손실만 총 7조 원을 훌쩍 넘는다. 기아도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114조1410억 원)을 기록했으나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미국의 관세 재인상 예고 등 외부 리스크에 맞서 현대차는 로봇, 스마트카 등 미래 기술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PoC)을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예고했던 2028년 투입을 위한 검증 단계가 이미 진행 중인 것. 이 부사장은 “스마트카 데모카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7~12월) 소량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에만 전년보다 21% 많은 7조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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