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길승前실장 소환]청와대 침묵속 긴장

  • 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07분


청와대는 충북 청주 술자리 향응 파문으로 사표가 수리된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22일 청주지검에 소환되자 사태진행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정수석실측은 “양 전 실장 사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한 관계자도 “우리가 조사한 내용은 모두 검찰에 넘긴 만큼 남은 문제는 검찰에서 알아서 하지 않겠느냐”면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는 양 전 실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에 대해 “자체 조사에서 금품수수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고, 탈세 수사 무마 청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더라도 아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만큼 향응을 제공받은 것만으로 문제를 삼기는 조금 어렵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양 전 실장의 새로운 비위 혐의가 드러날 경우에는 두 차례나 조사를 벌였던 민정수석실이 ‘부실조사를 했다’는 비판의 도마에 오르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실제 술자리에서 수사 무마 청탁이 있었던 것을 근거로 검찰이 양 전 실장을 어떤 식으로든 사법처리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와대 직원들은 양 전 실장의 검찰 소환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직까지도 이 사건이 매듭지어지지 않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양 전 실장이 언론 보도를 통해 여론의 혹독한 비판을 받았고 사표까지 수리됐는데, 사법처리까지 된다면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 “평소 양 전 실장의 성품에 비춰볼 때 검은돈을 받을 사람은 아니다”며 동정론을 펴기도 했다.

대통령 민정수석실의 2차례 조사 결과
1차 조사(7월 중순)조사 쟁점2차 조사 (8월 5일 발표)
43만원술값215만원
K나이트클럽 업주 이원호씨 동석했으나, 청탁은 없었음수사무마 청탁수사 무마 청탁 있었으나, 영향력 행사 없었음
-선물 수수국화베개 9개 등 45만원어치 수수
문희상 비서실장에게만 보고, 민정수석실 차원의 구두 경고조치사표 수리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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